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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캐릭터/연성

[Tanyl] After that day

* 타닐 근황로그 2탄(?)

* 빛의 도시 탈주 후 보이드(의 크리처와 부하)에게 줍줍되는 어쩌구

* 진지와 가벼움 그 사이 어쩌구(이런다)

* 보이드 아주 예전에 낚아갔는데 미안해 캐붕일수있음. 어쩔 수 없다 보이드랑 역극 안한지 n년지남(급기야) 내 머릿속 보이드 해석본(급기야222)




시작은 사소한 것이었다. 단순히 권해오는 음식을 거절했던 것부터 시작된 삐걱거림이었다. 빛의 도시에 온 지는 이제 겨우 일 년, 아니 이년 남짓한 시간이 됐었던가. 처음은 괜찮았지만 가면 갈수록 그들과 나 자신이 어긋나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순찰을 돌 때도, 식사를 할 때도, 휴식을 취할 때도 잘 돌아가던 톱니에 이물질이 낀 것 마냥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음식 먹는 것을 권해오는 것이 불편했다.

순찰을 할 때 과하게 자신을 걱정하는 것이 불편했다.

휴식을 취할 때도 무언가를 같이 하자며 다가오는 것이 불편했다.

 

 이러한 것들을 거절하면 상대방의 얼굴은 익히 보던 얼굴이 되곤 하였다. 서운함, 걱정, 이해하지 못한다는 얼굴. 분명 익숙히 보던 얼굴들인데도 자신이 100년도 더 넘는 시간 동안 봐왔던 표정임에도 그것이 거북했고, 불편했다. 사람을 상대한다는 것이 속에서부터 뒤틀리는 감정이었다. 오비지구에서 있을 땐 이렇게까지 뒤틀리는 감정을 느낀...

 

아.

 

 있었구나, 테라 프로젝트가 시작되던 그때부터였을 것이었다. 삶에 있어서 가장 뒤틀리던 때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감정이 뒤틀리고 우왕좌왕 섞였던 그때가. 지금 내가 이러는 것은 그것의 연장선일까? 틀린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 시절 만났던 이들 중 둘이나 이곳에서 지내고 있었으니까. 몇 명이 더 있었지만 잠깐 지내는 정도만 있고, 둘을 제외하면 도시에 남은 이들은 없었다.





*





 그들의 눈에 비치던 나는 기계가 아니었다.

 그들은 나를 사람으로 보고 있었다. 나는 나 자신을 정의내리지 못했는데. 그 사실을 깨닫는 것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저들이 내게 보여주는 반응이 정답이잖아. 안부를 묻고, 걱정하는 등의 모든 행위가 그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되었다. 불편해, 괴로워. 머릿속 한쪽에서 커지는 생각들에 갑갑하다 느낀 것이 한두 번은 아니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아주 간단했다. 이 사람들의 곁에서 떠나는 것. 그렇다면 적어도 내가 이렇게 불편함을 느끼고, 갑갑한 느낌을 받지 않아도 되겠지. 결론을 내리고 난 이후에 행동은 빨랐다. 잠깐의 일탈을 즐겼으니 이제 돌아가야지.

 

 ... 그런데 어디로? 오비지구로 돌아가기에는 그곳의 사람들 역시 이곳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었다. 재건을 목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생활하면 자신이 여기서 느낀 것과 똑같은 것을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곳에서 나가서 어디로 가야 하지. 떠돌아 다니다 보면 한 두 군데 쯤 마을이 있겠지만, 그 사람들과 나 자신이 같이 살 수 있을지에 대한 확답은 내려지지 않았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에 가만히 있던 몸을 일으키고는 간단한 짐만 싸고선 걸음을 옮겼다.

 

 시간도 마침 어두운 밤이겠다. 몰래 도망가기에는 적합한 시간이었으니 숨을 죽이고 걸음을 옮겼다. 지하에서 올라오고, 눈에 들어오는 달빛에 숨을 내쉰다. 어딘가 갑갑하게 내뱉어지는 숨에 이것이 내가 느낀 것들인지 아니면 단순히 엔소프 농도 탓인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갑갑한 느낌을 갖고선 걸음을 옮겼다. 눈에 보이는 민들레밭을 지나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숲의 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망설임 없이 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갔고, 평소 다니던 길목에서 중간에 길을 바꿔 들어갔다. 어디로 들어갔는지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서.

 

 이렇게 해야 뒤따라오던 놈들이 내가 어디로 갔는지 모를 테니, 귀찮은 일들을 굳이 만들지 않아도 되었다. 조용히 나가고 싶은데 굳이 소란을 피워서 뭐하겠어. 자신이 지나온 길을 한번 바라보고는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린 채 나아갔다. 나무 위로 보이는 달빛을 가만히 바라보다 숲 깊은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빛이 닿지 않는 곳으로 누구도 자신을 발견할 수 없게




*




 얼마나 걸었을까 다리가 아파져 아무 데나 보이는 나무 아래에 풀썩 주저앉았다. 체력 하나는 어디 뒤처지지는 않았으니, 아마도 빛의 도시와는 거리가 상당히 될 것이었다. 이즘이면 찾으려 해도 쉽게 나오지는 못하겠지. 애초에 찾으려고 오는지도 의문이겠지만, 루먼은 내가 이 정도로 떠났다는 걸 알면 포기할 테고. 지우가 그나마 걱정하려나. 그래도 어쩌겠어. 거깄으면 머릿속이 지금보다 더 복잡해지는데.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며 숨을 골랐다.

 

 여전히 짙은 엔소프 농도는 바깥에서 생존할 수 없음을 내게 말하듯 숨을 옥죄어왔다. 그마저도 이 몸이 한때 링크를 갖고 있었고, 탐사대 활동으로 잦은 엔소프 노출을 겪어서 적응했기 때문일까 일반인보다는 아주 조금 더 버틸 수 있어서 아이러니하긴 했다. 그러니까 그곳에서도 주변 순찰 같은 일들을 도맡아 한 것이겠지만.

 

 다리도 아프고, 시간상 굶은 지도 꽤 되었기에 체력이 다한 것이 느껴졌다. 그냥 이대로 가만히 잠이나 들어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어 숨을 짧게 내쉬고는 눈을 감았다. 그러기를 몇 분. 머리 위로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눈을 뜨고 바라보면



" ... ? "



 익숙한 형체의... 검은색의 새 같은 형상의 크리쳐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보이드님이랑 연락을 주고받았을 때 봤었던 그 새 였던거 같은데. 이게 왜 여깄지. 하는 생각을 하는데 이 녀석이 갑자기 날 쪼기 시작한다. 미묘하게 아프진 않은데, 기분 나쁘게. 사람에게 길들여졌다더니 어디선가 읽어봤었던 애완동물이랑 비슷한 느낌으로 내 머리를 툭툭 치는 녀석을 보며 왜 이러나 싶었다.




" 왜 그러는데. 하지마 좀. "

" 키에엑- "




 대체 어쩌라는 건지, 머리를 자꾸 치는 것에 못 이겨 일어나니 이제는 날아올라서 내 후드를 잡은 채로 당기기 시작한다. 힘을 줘 당기지 말라는 의사를 표하며 아닌 대낮에 크리처 한 마리랑 힘 싸움을 하는 와중 인기척이 느껴졌다. 하나, 아니 둘일까. 바스락거리는 소리 하나 없이 기척을 죽이고 올 정도면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분명했다. 빛의 도시 사람들이라기엔 그들은 애매한 구석이 좀 있었으니, 이 주변 일대에 사는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에 내 옷을 당기는 크리쳐의 날갯죽지를 손으로 잡아 내던지고는 인기척이 느껴지는 곳을 바라보았다.

 

 습격자들이면 틈을 만들어서 도망쳐야 하는 만큼 신경을 곤두세우던 중. 풀숲 사이에서 사람이 하나 튀어나와 그대로 내게 덤벼왔다. 망설임 없이 급소를 향해 오는 주먹에 들고 있는 나이프의 손잡이로 타격해 막아냈지만,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 나는 지금 몇 날 며칠을 걸어서 이동했었고, 먹은 것이 없어서 체력이 바닥났으며. 그 상태에서 일대 다수의 싸움은 미친 짓이라는 걸.




" 기절했나? "

" 얘 상태 보니까 며칠 굶었나 본데. "

" 굶어 죽으려고 작정했나. "

" 데려가야겠지? "

" 그럼 안 데려가게? 얘 안 데려가면 우리가 죽어. "





*





" 깼냐. "

" ... 아. "

" 그래, 본론부터 들어가지. 편지 그렇게 남긴 이유가 뭐냐? 도시도 나왔다던데 "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게 이런 건가. 기력이 없어서 쉽게 제압되고 기절했다 깨어나니 나는 어딘지 모를 방안에 누워있었고, 눈앞에는 보이드님이 앉아계셨다. 편지 얘기를 하시는 것을 보면 내가 나가기 전 보냈던 편지를 말씀하시는 것 같았고, 도시 소식은 내가 그곳에 없다는 이야기가 떠돌았겠지. 잠시 정신이 혼미해지는 기분이었다. 아마도 나를 습격했던 그 두 놈은 보이드님의 부하인듯 싶으니... 그들을 시켜서 날 찾으라 하신 걸까. 하는 생각을 하며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자 빨리 말하지 않으면 한 대 치실 것 같은 얼굴로 바라보시기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 ... 저랑 그쪽 사람과의 괴리감이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곳 사람들과 저는 다르다 생각하는데, 자꾸 같다고 하는 것에 괴리감을 느끼고 두려웠습니다. 제가 사람이라고 해오는데, 아직. 저는 제가 도구 같습니다. "




 시선을 이불에 둔 채 말했다. 제대로 마주하고 이야기할 용기는 나지 않았으니, 죄인이라도 된 것 마냥 시선을 내리깔고선 말했다. 짧은 침묵이 지나고 한숨 소리와 함께 말이 들려왔다.




" 그래서 거기 나와서 할 건 정했냐. "

" 아니오. "

" 여기서 지내볼 생각은 있냐. "

" ... 여기. 요? "

" 그래. 여기 남고 싶으면 남고, 아니라면 회복 되는 대로 떠나라. 굳이 막지 않을테니 "




 여기라고 하면 현재 몸담고 있는 라이더 군단이라는 말이겠지. 보이드님의 말에 가만히 생각에 빠졌다. 여기는 괜찮을까. 크리쳐를 길들이고 그것을 타고 다니는 만큼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도 많을 것이었다. 그곳처럼 올곧은 사람들이 적을 것이 분명했다. 편견인가 하고 생각하다가도 밖에서 들려오는 무언가가 쓰러지는 소리를 들어보면 편견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길 떠난다 해도 어차피 여기 오기 전처럼 행성을 떠돌다 죽을 테니. 차라리 그러는 것보단 보이드님을 돕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 ... 남겠습니다. "

" 너 여기 있으면 사람 못 된다. "

" 상관없습니다. "




 사람이길 포기한 지는 꽤 오래전이었다. 그 사실을 잠깐 잊고 살다가 이제야 다시 떠오른 것뿐이고. 어차피 사람처럼 살다가 죽을 생각도 없었다. 어느 누군가의 도구로 살아온 것이 90년이다. 거기서 햇수가 좀 더 늘어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게다가 사람에서 도구로 바뀐 것이 너무 오래되어서 다시 사람이 되는 것을 까먹었는데. 사람이 못 된다고 말하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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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를 어케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이렇게 끝을 냅니다.

n개월전 찌님과 합의된 타닐의 거처옮기기~에 관한 어쩌구 이후에는 뭐... 보이드네 애들이랑 통성명하고 거기서 지내겠죠 머가됐던 이상한 애들(?)이 많아서 도시 사람들과 사는 것보다는 좀 덜 생각하고 단순하게 살듯? 합니다.

 

대충 후일담으로는 크리쳐 길들여보다가 굴러 떨어지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근데 저정도로 엔소프에 절여졌음 오래 못살거 같긴한데 얼마나 살려나(곰...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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